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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동향

국제계리사회(IAA) 총회 참관 후기
2013-11-07 조회수 : 794
국제계리사회 (IAA) 총회에 참석하며...
박규서 부장(삼성생명)

올해 하반기 IAA의 총회 (Council and Committee Meeting)는 10월9일에서 14일까지 싱가폴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IAA 총회에서는 우리 계리사회에게는 중요한 안건이 상정되어 결정되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동안 우리 계리사회의 숙원 과제 중 하나인 IAA 정회원 가입안건이었습니다. 2012년 계리사회에 IAA가입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 전홍규이사)가 설치되고, 전 회원들의 지원에 힘입어 회장님, 운영위원회, 사무국 등 여러 관계자들의 지난 1년간 IAA의 각 담당 위원회 위원들과의 작업을 통하여 기나긴 가입 여정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총회에 가입안건이 상정되어 의결되는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지난 5월 네덜란드의 총회에서는 정회원 안건이 일부 절차나 규정 등의 미비로 상정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번 총회를 위하여 회장님이나 IAA특별위원회에서는 더욱 고민을 하며 작업을 진행하였기에 한편으로는 가입의 기대감과 함께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가지고 싱가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아직은 정회원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총회에 첫날부터 정식 초청 받은 것은 아니었고 후반부에 도착하여 각국의 대표 등과 인사하고 의결 총회에 참석하는 등의 일정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든 부분에 대한 참관을 하고 싶은 부분도 있었으나 회사 일정 등도 있었기 오히려 적당한 일정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1일 밤에 도착하여 12일 아침 일찍 행사장으로 향했습니다. 모든 위원회 등이 이미 9일부터 일정을 시작하여 논의가 상당 부분 진행되어 있었습니다. 행사장에는 여러 위원회가 각각의 방에서 관련된 주제를 가지고 뜨겁게 토론을 하고 있었습니다. 다 보고 싶었지만 몸이 하나인지라 우선 지난 9월 계리사회 초청 세미나에서 IFRS4에 대한 발표를 해 주신 David Pelletier 전 캐나다 계리사회장이자 캐나다 계리기준위원회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Actuarial Standards Committee가 열리고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참석자는 이 위원회의 구성 위원들이었고, 여러 주제가 논의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ISAP (International Standards of Actuarial Practice)에 대한 제정 또는 개정 작업 부분이었다. ISAP는 계리업무를 수행하면서 지켜야 하는 업무기준과 같은 것으로 국제적 통일기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회계기준에서는 국제회계기준(IFRS)를 사용하고, 그러한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에 대하여 공인회계사들은 국제적으로 국제감사기준(International Auditing Standards)을 사용하듯이, 보험과 관련된 금융에서의 계리사들의 업무기준은 국제적으로 ISAP으로 통일화하는 방향으로 예측해 볼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작업이 IAA의 계리기준위원회에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계리기준위원회의 상당 위원분들은 현업에 계신 분들도 있었지만 연배가 지근하신 은퇴하신 분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나, 회의 중에 해당 주제에 대하여는 나이를 떠나 모두 열정적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열정을 가지고 오랜 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쌓아 온 경험을 가지고 이렇게 활동하고 봉사하는 계리사의 모습을 보게 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아시아분 중에는 그 날 회의에서는 유일하게 일본위원분만 계셨기에 미래에는 우리나라의 대표분이 그 자리에 있기를 바래 보았습니다.

더 보고 싶었지만 다른 위원회도 하나 더 보기 위하여 계리기준위원회에서 나와 Asia Subcommittee에 들렀습니다. 여기서도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다들 반갑게 맞아주며 내일 총회에서 정회원국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해주셨고 일부 분들은 전날이지만 미리 축하한다는 덕담을 해주셨습니다.  이 위원회에서는 아시아지역에서 향후 계리사회나 계리사 간의 상호 협력 등에 대하여 논의하였고, 내년에 미국 워싱톤에서 열리는 International Congress of Actuaries에 대한 소개 및 논의도 있었습니다. 이 행사는 4년에 한번씩 열리는 행사로 내년에는 미국에서 열린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도 역시 중국과 일본 계리사분들의 참여가 활발하였습니다. 그리고 내년에 미국에서 열리는 International Congress of Actuaries의 홍보 영상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시작하면서 워싱턴과 함께 새하얀 벚꽃이 워싱턴의 아름다움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흘러나오는 성우의 설명 중에 이 아름다운 벚꽃이 일본이 미국에 선물한 것이라는 멘트가 나온다. 왜 이 멘토가 지금도 나의 머리에 계속 잔상으로 남을까요? 저는 의도했듯 안했듯 그만큼 하나하나의 외교적 노력이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였습니다. IAA에서의 일본계리사분들의 활동과 워싱턴에 일본이 선물하여 워싱턴을 덮고 있는 벚꽃을 생각하면서 역시 노력을 많이 하는 나라이구나하는 생각을 다시 해 보았습니다. 

IAA 행사를 보면서 여유롭게 서로와 교류하면서 무언가 조용하지만 새로운 무엇인가를 계속해나가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위원회가 끝나고 이어서 호텔 로비에서 리셉션이 있었습니다. 다 참석한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도 많은 새로운 분들과 만났습니다. 이곳에서 보니 역시 일본 계리사분들이 정말 많이 온 것을 알았습니다. 너무 많아 명함을 받았지만 일일이 누가누군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일본은 IAA에 관심이 많고 활동도 많다고 한 일본분이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러한 활발한 활동이 낮에 본 벚꽃의 영상과 함께 다시 떠올랐습니다. 다들 와인 등으로 약간의 취기가 있어서 그러신지 마치 다 통과된 것으로 보고 다들 정회원국가 가입을 축하한다고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 중 몇분은 한국이 지급 가입하는 것은 너무 늦은 일이라고 일침을 놓으신 분도 계셨습니다. 분명 맞는 지적으로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오늘은 13일 일요일 아침 8시. 관광지이기도 하여 다들 편안한 일요일 아침을 즐기고 있는 이 시간에 각국에서 온 대표단 및 각 위원회 위원들이 총회장에 일찍 나와 총회를 갖고 있습니다. 각 위원회에서도 총회에 보고할 준비로 부산하였습니다. 안건이 상정되면 각국의 대표들이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면서 열띤 토론을 하고 이에 대하여 투표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국제계리사회이다보니 향후 기준 등에 대하여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 지에 대한 토론도 있었고, 이 주제가 되자 가장 강한 주장을 프랑스대표가 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도 그런 말을 들었지만 프랑스대표가 자국어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있어서 그런지 관련 의견을 말하면서 일부러 불어로 발표하기 시작하자 이곳 저곳에서 다소 웅성거리는 분위기가 생겼습니다. 이에 IAA 회장님이 영어로 해 줄 것을 요청하자 영어로 발표하는 모습이 국제회의에서의 외교전 같은 양상으로 보여 흥미롭기도 하였고, 한편으로는 프랑스의 자신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중간에는 국제보험감독자협의회(IAIS)의 Executive Committee 의장이신 Peter Braumuller씨의 연설이 있었습니다. IAIS의 향후 Global insurance capital standard를 만드는 계획, Insurance Core Principle 등에 대한 여러 감독제도와 관련된 언급을 하면서 IAA와 IAIS의 지속적인 파트너 관계의 중요성과 이에 대한 기대를 표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IAIS의 향후 규제제도와 함께 이러한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IAA가 이미 제정하였거나 향후 계속적으로 만들어나갈 ISAP (International Standards of Actuarial Practice) 등의 필요성 및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이 분의 연설을 들으면서 역시 국제사회는 모든 측면에서 공통적으로 글로벌기준을 만드는 작업이 전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고, 이에 대하여 우리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IAA에서 지금까지 여러 중요한 연구과제를 계속적으로 발표하였는데 이번에는 IFRS 및 각종 감독제도 등에서도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인 할인율 (Discount rate)에 대한 연구보고서가 발간되어 발간에 참여하신 분들에 대한 소개 및 감사인사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우리나라 계리사회의 정회원국가 승인 안건이 올라왔습니다. 이에 대하여 관련 취지 및 그간 경과 등이 총회에 보고되었고 간단한 몇가지 질문이 있은 후에 이에 대한 표결이 이루어졌습니다. 그간 우리 계리사회 전회원의 지원과 관련되신 분들의 수고에 힘입어 만장일치로 정회원 가입이 승인되었습니다. 이어 박상래 회장님의 한국계리사회에 대한 소개와 함께 IAA특별위원회 전홍규이사의 국내 계리사회 현황에 대한 소개시간을 가졌습니다. 각국의 대표와 참석한 위원 및 각국에서 오신 분들의 따뜻한 환영이 있었습니다. 

14일에는 IAA Fund Seminar가 있었고, 아시아지역의 각국의 지급여력제도 등에 대한 소개 및 논의가 있었습니다. 싱가폴, 말레이시아, 중국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새로운 지급여력제도로의 이행 작업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부채의 시가 평가 등 새로운 제도로의 이행도 염두에 두고 같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스리랑카, 네팔, 베트남 등에서 온 대표들도 자국의 계리사회 등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IAA에서도 아직 계리사회가 발전하지 못한 국가의 계리사회를 돕는 프로그램 등에 대한 소개와 지금까지의 교육 등 지원활동에 대한 소개도 있었습니다. 이를 보면서 우리나라 계리사회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향후 기여하는 부분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이제까지는 정회원 가입을 위하여 노력한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국제 무대에서 우리나라의 계리사 및 계리사회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새로운 비상을 위해 미래에 대한 비전과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고 생각됩니다. 금융강국, 해외진출 등 우리 계리사와 계리사회에게는 갈 길은 멀고 은둔의 시대를 넘어 할 일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길을 새로이 만들면서 가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은둔의 나라에서 불과 1세대 만에 한강의 기적이 있었듯이 비록 오랜 기간 은둔하며 지내 온 한국의 계리가 제2의 한강의 기적과 같은 도약을 이루고 국내에서의 공적역할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기여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맺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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